Evangelista Torricelli
깊이가 대략 10.5미터 이상인 우물에서부터 물을 직접 퍼올리지 못하는 것은 예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1643년 토리첼리는 이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실험을 실시한다. 한쪽이 닫힌 유리관에 넣은 수은주를 세우면, 물로 같은 실험을 할 때의 14분의 1 정도인 약 76 cm의 높이까지 밖에 올라오지 않으며, 그 위 부분은 진공(물론 물질이 존재하지 않는 완전한 의미의 진공은 아니고, 매우 낮은 밀도의 수은 기체 등이 존재할 것이다)이 되는 것을 발견한다. 물과 수은의 밀도가 약 1:14인 사실로부터, 공기에 의한 압력 즉 대기압에 의해서 액체가 눌리고 있다는 결론을 이끌어 낸다. 이와 함께 수은주의 높이가 날마다 미묘하게 변화하는 현상도 발견했다. 이것은 수은기압계의 원리이다. 따라서 수은기압계의 발명자로 여겨지고 있다. 또, 압력의 단위 토르(Torr)는 토리첼리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토리첼리는 공기 방울을 제거하고 수은을 채운 유리관을 뒤집는 실험을 했는데, 수은이 내려오며 유리관에 공간이 생겼다. 이로써 진공이 존재할 수 있으며, 수은의 높이는 대기압과 관련 있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대기가 수조에 있는 수은을 누르는 압력과 뒤집어진 유리관에 있는 수은이 중력에 의하여 수조의 수은을 누르는 압력이 다르다면, 수은은 같아질 때까지 움직일 것이다. 대기압이 높다면 수은 기둥의 높이도 더 올라가고, 대기압이 약하다면 유리관의 수은이 내려가게 된다. 이렇게 해서 보이지 않는 공기들이 층층이 쌓여서 생긴 무형의 대기압을 눈에 보이는 수은의 높이로 측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기압계(바로미터)의 원리다. 꼭 수은이 아니라 물이나 다른 액체를 유리관에 가득 채웠다가 수조 혹은 액체가 담긴 그릇에서 뒤집어보아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났을 것이다. 그런데 굳이 수은을 사용한 것은, 수은이 물보다 약 11배 가량 무겁고 은색의 불투명한 액체 성질을 띠며 물과 달리 유리관과 잘 붙지 않기 때문에 쉽게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보면 너무나 쉽게 진공을 만들어냈고, 왜 그렇게나 오랫동안 이렇게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을 현실에서 검증하지 않았는지가 오히려 의문스러울 수도 있다. 물론 뒤집어진 유리관에서 수은이 내려오면서 생긴 공간은 사실 완벽한 진공은 아니라, 수은의 일부가 기체화 되어 수은 증기가 희박한 밀도로 빈 공간을 채우고 있지만 미시적인 입자의 개념은 아직 자리잡지 못했었다.
https://youtu.be/WdOkV6I9MW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