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상평형(相平衡)

smuff 2025. 2. 10. 19:54

물질의 상(Phase)

Cavitation


두 가지 이상의 상이 공존하는 상태로 평형을 이루는 것을 뜻한다. 이 때 평형의 조건은 서로 다른 상에 있는 부분들 사이에서 화학포텐셜이 같아지는 것이다.
물질의 열역학적 특성이 모든 부분에서 균일한 상태를 그 물질의 상이라고 한다. 대표적으로 고체, 액체, 기체와 같은 물질의 상태가 각각 물질의 상이다. 물질이 어떤 상에 있을 때에는 물질의 구조, 밀도, 전기적 특성, 자기적 특성 등이 모두 균일하고 온도나 압력, 전기장, 자기장 등을 조금 변화시키더라도 특성이 급격하게 변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고체와 액체, 액체와 기체 등 서로 다른 상에 있는 물질은 비록 그 구성 원소가 동일하다고 하더라도 구조, 밀도, 전기적 특성, 자기적 특성 등에서 한 개 이상의 성질이 두드러지게 다르다. 액체와 기체의 경우 구조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지만 밀도가 크게 차이가 나는데 반해서, 고체와 액체는 밀도가 비슷하더라도 결정 구조를 이루는지 여부에 따라 구분이 된다. 기체와 고체는 밀도와 구조 모두 큰 차이를 띈다.
이런 물질의 상은 다양한 외부 조건에 의해 결정이 된다. 앞선 고체, 액체, 기체의 예에서는 온도와 압력을 바꾸면 다른 상으로 존재할 수 있다. 같은 고체 내에서도 다양한 상이 존재할 수 있는데 외부 자기장을 걸어주지 않고도 자화를 띄는지 여부에 따라 구분되는 강자성이나 상자성도 물질의 상이다. 같은 물질도 온도에 따라 강자성을 띌 수도, 상자성을 띌 수도 있다. 초전도성, 강유전성 여부 등도 모두 물질의 상이다.
   의 경우 (상압 기준) 상온에서는 물(액체)로 존재하고 섭씨 100도를 넘어서면 수증기로, 섭씨 0도 미만의 온도에서는 얼음으로 존재하듯이 모든 물질은 주어진 외부 조건 하에서는 대부분의 경우에 특정상으로 존재하게 된다. 온도를 올리거나 낮추는 것처럼 외부 조건을 바꿔주면 한 가지 상에서 다른 상으로 바뀌는데, 이를 상전이라고 한다.
상전이가 일어나기 위한 특별한 외부 조건이 존재하는데 (물의 경우에 상압, 섭씨 0도나 100도), 이런 조건 하에서는 물질이 한 가지 상으로 존재하지 않고 두 가지 이상의 상태로 공존하게 된다. 즉 0도에서는 물과 얼음이 공존하고, 100도에서는 물과 수증기가 공존한다. 섭씨 0.01도에 외부 압력이 611.657파스칼인 경우에는 물, 얼음, 수증기의 세 가지 상이 공존할 수도 있다. 이처럼 두 가지 이상의 상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태를 상공존이라 한다.
두 가지 이상의 상이 상공존을 하는 경우에는 서로 다른 상의 물질이 공간적으로 분리되어 존재한다. 이렇게 분리되어 있는 각각의 상을 살펴보면, 각각의 상을 띄는 부분끼리는 동일한 열역학적 성질을 갖고 있지만, 서로 다른 상들 사이에서는 성질이 판이하게 다르다. 다시    의 예로 돌아가면, 상압 0도씨에서는 물과 얼음이 상공존을 하는데, 이때 물질의 일부분은 물로 존재하고, 일부분은 얼음으로 존재하게 된다. 이때 물로 존재하는 부분의 특성은 0도씨 이상의 물의 특성과 비슷하고, 그 부분 내에서의 특성은 동일하지만, 얼음으로 존재하는 부분의 특성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또한 얼음으로 존재하는 부분들 사이에서의 특성은 0도씨 이하의 얼음과 모든 면에서 유사하다.
이렇게 서로 다른 특성을 띄는 상이 평형을 이루고 공존할 수 있는 것은 서로 다른 상으로 존재하는 부분끼리 화학포텐셜이 같다는 조건을 만족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어진 온도와 압력에서 각각의 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 물질이 차지하는 부피에 따라 고유하게 결정이 된다.
이를 종합하면 어떤 물질의 외부 조건을 정해주면 그 물질은 그 조건 하에서는 한 가지 상으로 존재하거나 여러 가지 상이 상공존을 하게 된다. 이 물질이 상공존하는 상태로 평형을 이루면 물질은 상평형을 이루었다고 한다. 상온에 있던 물을 0도의 냉동고에 집어넣었을 때, 물이 바로 얼음으로 바뀌지 않는다. 상온의 물의 온도가 내려가 0도에 도달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데, 이렇듯 물질의 상태가 바뀌고 있는 상황을 비평형 상태라고 한다. 외부 온도인 0도에 도달하여 물과 얼음이 공존하는 상태가 유지되는 것이 바로 상평형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