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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탁수(一魚濁水)

smuff 2022. 10. 19. 20:17

“물고기 한 마리가 전체의 물을 흐리게 하다”


‘한 사람의 악행(惡行)으로 인하여, 여러 사람이 피해를 받게 되는 것’을 뜻하며, 우리 속담에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웅덩이를 흐린다’는 말과 같다. 출전(出典)은 조선 말기 학자이며 의병장이었던 유인석(柳麟錫)의 시문집(詩文集)인 의암집(毅庵集)에 ‘일어탁수’라는 말이 나오는데, 물고기 한 마리가 온 물을 흐리게 하며, 한사람의 잘못으로 많은 사람이 해(害)를 입는다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전체적인 분위기를 망치는 것은, 아주 하찮은 작은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으로, 큰 문제가 아니더라도 아주 사소한 일 하나가 전체를 엉망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게 하는 성어다.
한 가정이 흥하는 것도 한 사람에 의하여 생기고, 한 가족이 망하는 것도 한 사람에 의하여 발생한다. 또한 한 나라가 흥하는 것도, 한 사람에 의하여 생기고, 한 국가가 망하는 것도 한사람에 의하여 발생한다. 이와 반대로 ‘발택비승(拔宅飛升)’이라는 성어가 있는데, 이 말은 ‘집안의 한 사람이 출세하여 온 집안사람이 덕(德)을 보는 것’을 의미한다. 나 자신은 우리가족에게 피해를 주는 ‘일어탁수’에 속하는 사람인지, 아니면 우리 가정을 살리는 ‘발택비승’에 버금가는 사람인지 한번 되돌아보게 한다.
최순실과 박 전대통령이 일으킨 흙탕물이 만만치 않다.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에 한국의 이미지를 크게 손상하고 먹칠하였으니, 그 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현직 대통령이 초유의 탄핵을 받고 구속되는 등 국격(國格)이 추락하고 국가신인도가 떨어져, 잘나가던 대한민국이 왜 이렇게 혼탁해졌는지 한심할 뿐이다. 각종 의혹들이 난무하고, 국민의 혈세를 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해, 비선(秘線)들이 주물러 온 국정농단사태는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호가호의하면서 자신들의 영역이 난공불락(難攻不落)인 걸로 착각하여 안하무인으로 설치다가 철장행이니 자업자득이다. 자신의 잘못을 모르고 치부하며 국민을 속이고, 자기 스스로 어영부영 하면서 거짓말로 버티다가는 설상가상의 꼴을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위에서 밝힌 우리 속담에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웅덩이의 물을 다 흐린다’는 의미와도 유사한 일어탁수는, 최순실과 같이 우리 사회에 한 사람의 잘못으로 여러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와 맞닿아 있는 의미다. 그런 사람들이 있기에 우리사회의 정의와 질서, 법과 원칙을 흐려놓아 많은 국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현실이 원망스럽기만 하다. 물론 회사도 마찬 가지다.